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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휴지신19

자휴지신 11장 녹의 鹿懿 하안상은 얼굴이 좀 차갑게 느껴져 눈을 떴는데 곧바로 사정생의 얼굴이 눈앞에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뭐하고 계십니까." 사정생이 얼굴을 내밀고 웃으며 말했다. "기분이 좋아서요." 하안상은 손가락을 들어 보았는데, 위의 먹물은 아직 젖어 있었다. 그는 또 사정생을 쳐다보았다. 사정생은 무고하다는 동작을 지어보였다. 하안상은 안색을 담담하게 하고 말했다. "훌륭한 붓글씨를 여기에 남기는 것은 아깝습니다." 그가 평소처럼 쌀쌀해지자 사정생은 탄식하며 말했다. "나도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허안상은 그의 말이 어느 정도 뜻이 있다고 느꼈지만 생각하기 귀찮았다. 품 속에서 면손수건을 꺼내 아무렇게나 닦으며 말했다. "이 두루마리 속에 있는 것은 모두 하경력 .. 2021. 10. 18.
자휴지신 10장 보름달 月圆 "이 난세마왕아!" 진왕이 호통을 쳤다. "어서 평정왕에게 죄를 빌어라!" 그러나 신문은 말을 잇지 못하고 손끝을 바들바들 떨면서도 백구를 건드리지 못했고 낭패를 당하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무슨 죄를 비시려고요." 백구가 웃으며 말했다. "세자는 순종적이고, 경도에서 보기 드물게 말을 잘 듣는 사람이십니다." 손을 떼고 웃으니 신문은 이렇게 미끄러져 땅에 주저앉았다. "진왕께서는 이렇게 말을 잘 듣는 아들이 있으니 절대 성상의 마음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진왕이 누차 소리를 냈다. 돌아갈 때 신혁은 감사의 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백구는 차에 오르자마자 이마를 비비며 그에게 말했다. "잠시 쉬고 싶구나." 말을 마치자 곧 신혁의 다리를 베었다. 신혁은 호흡이 가벼워졌고, 백구의 얼굴이 자신을 향하는 .. 2021. 10. 17.
자휴지신 제 9장 음청 阴晴 신혁이 편전의 복도를 벗어나자 내시가 급히 달려왔다. 그를 보자마자 안색이 풀려, 앞으로 나아가 공손히 절을 하며 말했다. "세자야 상서롭습니다. 노비는 평정왕 전하의 명을 받들어 세자야를 모시고 가 깨끗한 옷을 갈아입으시도록 도우려 합니다. 신혁은 백구의 이름을 듣고 발걸음이 약간 멈추었으나 그를 따라 움직이지는 않았다. 내시는 한층 공손하게 말했다. "평정왕 전하께서 세자야는 옷만 갈아입고 가실 뿐, 그 뒤에 있는 고양이와 개들은 상대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건 꼭 백구의 말 같다. 바둑은 조금 웃고는 발길을 돌려 그를 따라갔다. 이 궁중을 좌지우지할 수단도 탁자 위 에 올리지 못하니, 모두들 암암리에 힘겨루기를 해야 했다. 황제에게 알고도 못 본 체하고 흉계를 꾸밀 뿐이니 그들이 무얼 무서.. 2021. 10. 16.
자휴지신 8장 단오 端阳 이 궁중의 성찬은 좋은 음식이 미처 오기도 전에 술 냄새가 더해졌는데, 신혁은 그 술 냄새와 분향에 약간 어지러웠다. 노랫소리를 따라 대전에 들어서자, 대궐 너머로 진홍색 휘장이 드리워져 있고, 이 휘장은 한 토막이 대들보와 서로 연결 되어 있었다. 좌석이 엄명하고 관직배치가 층별로 배치되었고, 문무가 나란히 배치되었다. 그들은 늦게 온 셈인데 맨 윗 자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도착했다. 노래를 듣고 여러 사람이 돌아보며 입으로 말을 걸었지만, 눈은 백구의 몸에서 신혁의 몸쪽으로 옮겨가며 맴돌았다. 신혁은 먼저 장태염을 쳐다보았다. 영감은 마침 자리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옆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있었다. 그는 신혁이 나타나자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였다. 신혁은 웃고는 다시 하안상을 돌아보았는데 그는 .. 2021. 1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