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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휴지신6

자휴지신 19장 연지분脂粉 "평정왕." 알슬렌은 백구가 낯설지 않다. 호감은 없지만 손을 들어 말했다. "말씀하시지요." 백구는 술을 따르던 손을 멈추었다. "마음이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하늘이 맺어 준다면 좋은 일이 많을 수도 있겠지요. 귀국 사절단이 이제야 경도에 왔으니, 이 일은 시급하게 처리할 것이 못됩니다." "우리는 단지 이 일 때문에 왔습니다." 알슬렌이 미간을 찌푸렸다. "오직 이 일만이 내가 올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세월이 귀중하니 이 일은 여러 번 미루면 안됩니다. 귀국은 이리저리 피하는데, 무슨 의도입니까?" 무슨 의도입니까? 신혁이 아무 흥미도 없이 맛없게 먹었고, 백구는 알슬렌이 연왕을 끌고 오는 말을 가로막아 그의 골칫거리를 막았다. 그는 이 자리에 앉아서 이 쌍방이 .. 2021. 11. 9.
자휴지신 18장 숙적 宿敌 "공——" 소금은 얼굴에 웃음을 띠고 인사를 했다. 그는 자신을 돌아보며 말했다. "하관은 실로 운수가 좋은 사람이라 세자야를 만나고 또 평정왕을 만나다니 생각해보니 녹의산이군요. 다들 고개를 들고 보이지 않으면 고개를 숙이고 보아야지요. 하하하하하 먼, 먼저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치고는 신혁을 향해 추파토끼 몇 마리가 날아들 듯이 단풍숲으로 뛰어 들어갔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또 보이지 않았다. 신혁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호랑이를 만난 고양이 같네요." "정말 무서웠으면 안 왔겠지." 백구는 눈썹을 치켜떴다. "소언은 그가 담력이 크게끔 가르쳤는데, 누구도 겁내지 않고 원숭이같이 영리해서 잡을 수 없다." 그는 말하면서 신혁을 끌어당겼다. "농가庄子에서 포도 한 그루를 보내왔는데, 돌아가서 맛 .. 2021. 11. 7.
자휴지신 17장 산만 山漫 이 집은 크지만 안방은 하나밖에 없다. 밤에 신혁은 발보상拔步床 을 보고 난감해졌다. 그는 백구에게 곤혹스럽게 물었다. "침대가 이 방 한 칸에만 있나요?" "다른 것은 아직 고쳐지지 않아서 잠을 잘 수 없구나." 백구는 지금 겉옷을 벗고 안쪽으로 가서 목욕하려고 했다. 눈을 들어 보니 신혁은 이미 손끝을 깨물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울지경이라 웃으며 말했다. "저는 비록 미인이지만, 밤에 세자야께서 사정을 봐주시길 청합니다." 신혁은 얼굴이 빨개져서 말했다. "정직한 사람은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지요." 백구는 허리띠를 뽑았다. 사람은 이미 안쪽에 있는 병풍 옆에 와 있었다. 그는 신혁에게 분부하는 것을 잊지 않고 말했다. "머리를 닦고 다시 잠자리에 들어라." 신혁은 그에 응해 머리를 거의.. 2021. 10. 26.
자휴지신 16장 이야기 故事 분위기가 한창 뜨거울 때, 적적이 갑자기 뛰어 들어왔다. 두 사람의 발 밑을 맴돌며 신혁의 옷자락을 잡고 끙끙거렸다. 신혁은 몽롱한 눈으로 바라보자 백구는 엄지손가락으로 그의 미간을 소중히 쓰다듬더니 사람을 풀어 주었다. 신혁은 그가 언짢은 기색을 눈치채곤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제가 데리고, 제가 데리고 나갈게요." 백구는 웃으며 말했다. "가거라." 신혁이 적적을 안고 뛰었다. 뛰어간 그림자도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백구는 오랜시간이 지나 충동이 가라앉을 때까지 제자리에 서 있었고 한참 후에야 겨우 옷깃을 털고 가볍게 밖으로 나갔다. 신혁이 적적을 안고 밖으로 나왔는데 해질 무렵 더위가 한창이었다. 그가 그는 허둥지둥 회랑을 뛰쳐나갔는데 곡노가 뒷짐을 지고 식물을 보고 있었다. 그가 달.. 2021.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