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휴지신6

자휴지신 8장 단오 端阳 이 궁중의 성찬은 좋은 음식이 미처 오기도 전에 술 냄새가 더해졌는데, 신혁은 그 술 냄새와 분향에 약간 어지러웠다. 노랫소리를 따라 대전에 들어서자, 대궐 너머로 진홍색 휘장이 드리워져 있고, 이 휘장은 한 토막이 대들보와 서로 연결 되어 있었다. 좌석이 엄명하고 관직배치가 층별로 배치되었고, 문무가 나란히 배치되었다. 그들은 늦게 온 셈인데 맨 윗 자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도착했다. 노래를 듣고 여러 사람이 돌아보며 입으로 말을 걸었지만, 눈은 백구의 몸에서 신혁의 몸쪽으로 옮겨가며 맴돌았다. 신혁은 먼저 장태염을 쳐다보았다. 영감은 마침 자리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옆에서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있었다. 그는 신혁이 나타나자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였다. 신혁은 웃고는 다시 하안상을 돌아보았는데 그는 .. 2021. 10. 15.
자휴지신 1장 염왕 阎王 파사성이 타올랐다. 불빛이 노도와 파도와같이 하늘로 치솟고, 불꽃은 달을 뒤덮었다. 불꽃이 먼지와 함께 한 리를 휘날리는 소리가 마치 사람의 살갗이 타는 소리 같았다. 불기름이 타는 듯한 떫은 냄새와 달궈진 타는 듯한 메마른 냄새가 곧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요란하게 위가 구르고, 목젖이 위아래로 축 처지지만, 감히 한 푼도 토하고 싶은 기색을 드러내지 못할 정도로 억지로 버텼다. 그는 자신이 겁을 내면 염왕에게 목숨을 잃을까 두려웠다. 다행히도 왕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뼈마디가 분명한 긴 손가락이 찻잔을 누르고 있는 모양새가 상쾌한 공포감을 떨어뜨리는 것 같았다. 한밤중에 이 잔의 찻물이 식었는데, 감히 찻물을 더해 줄 사람은 없었다. 정외는 입을 벌렸는데, 비로소 자신이 이미 소리를 잃어버린 것을 .. 2021.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