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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휴지신

자휴지신 18장 숙적 宿敌

by 란차 2021. 11. 7.


"공——"
소금은 얼굴에 웃음을 띠고 인사를 했다. 그는 자신을 돌아보며 말했다. "하관은 실로 운수가 좋은 사람이라 세자야를 만나고 또 평정왕을 만나다니 생각해보니 녹의산이군요. 다들 고개를 들고 보이지 않으면 고개를 숙이고 보아야지요. 하하하하하 먼, 먼저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치고는 신혁을 향해 추파토끼 몇 마리가 날아들 듯이 단풍숲으로 뛰어 들어갔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또 보이지 않았다. 신혁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호랑이를 만난 고양이 같네요."
"정말 무서웠으면 안 왔겠지." 백구는 눈썹을 치켜떴다. "소언은 그가 담력이 크게끔 가르쳤는데, 누구도 겁내지 않고 원숭이같이 영리해서 잡을 수 없다."
그는 말하면서 신혁을 끌어당겼다.
"농가庄子에서 포도 한 그루를 보내왔는데, 돌아가서 맛 좀 보거라."
신혁은 그와 함께 갔다.

오후에 또 소금을 만날 줄 누가 알았을까. 신혁은 말문이 막혀서, 그가 원 담벼락을 평지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을 보았다. "정말 나를 계속 쳐다볼 작정입니까?" "그러면 당연히 안되겠지요." 소금은 담벼락에 앉아 품속에서 과일을 꺼내 우적우적 깨물고는 말했다. "저는 어찌 되었던 경관京官인데 어떻게 계속 쳐다보고 있겠습니까. 다만 요즘 공교롭게도 이 녹의산 기슭에 있어서 시간을 되는대로 써먹을 뿐입니다." 그는 고개를 내밀고 신비롭게 말했다.
"비밀을 하나 얘기해드릴테니, 들어보시겠습니까?" 신혁은 바로 몸을 돌려 복도로 내려갔고 소금은 면목이 없고, 억지로 몇 번 호쾌한 웃음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고,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당신은 백, 백——대인이 당신을 녹의로 데려왔는지 아십니까?" 신혁은 고개를 돌려 소금을 바라보았는데, 소금은 아직 시작도 하기 전에 머리를 숙이고 하하 웃으며 말했다. "아, 또 공교롭게도 평정왕, 하하하하."
백구는 서재 창문에 머리를 받치고 있었는데, 햇볕을 쬐어 약간 나른하게 말했다. "교묘한 글자巧字는 쉽지가 않지요. 그러면, 제가 소대인께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무슨 선물을 말입니까?"
백구는 온화하게 웃었다. "일단 먼저 내려오시지요." 소금이 호기심에 담벼락에서 미끄러져 내려왔고, 사람이 서기도 전에 백구가 곡노를 불렀다. 곡노가 대답하자, 사방에서 방문이 모두 열리고 한 무리의 장견들이 뛰어나와 순식간에 소금을 둘러싸고 한바탕 냄새를 맡는 것이 보였다. 소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화가 난 [각주:1] 한 무리의 개들에게 쫓겨 복도 아래로 몇 바퀴를 돌았다. 기둥을 안고 쌩쌩 올라와서, 들보를 꼭 껴안고 내려오지 못한 채 눈을 감고 큰 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무슨 원수입니까!"

백구가 한가롭게 말했다. "처가의 원한을 살피는거지요."
"당신은 언제, 흠——, 저, 당신들, 아이고 맙소사" 소금은 개에게 짖는 소리에 식은땀이 계속 흘러내렸다. " 저는 그를 안보, 안볼, 안볼겁니다." 백구는 아랑곳하지 않고 창가에 엎드려 계속 웃던 신혁이 손짓을 했다. 신혁은 몇 걸음 가더니 머리를 쳐들고 웃으며 말했다. "대인이 계속 놀리면, 그는 정말 울거예요." 이렇게 머리를 젖힐 때 미간이 휘고 보조개가 움푹 들어가 달콤한 백구의 눈동자가 짙어진다. 백구는 한참 쳐다보고 말했다. "그를 보면 짜증이 난다." 소금은 듣자마자 큰소리로 말했다. "저는 갑니다."
신혁은 이제 막 위층으로 올라갔다. 백구는 창가 침상에 앉아 머리를 받치고 소금이 평상시답지 않게 담을 넘어 뛰어가는 것을 보면서 웃고만 있었다. 백구는 자기 옆의 빈자리를 툭툭 쳤다. 신혁이 가서 앉았다. 사람은 아직 똑바로 앉지도 못했는데, 백구는 그의 몸 위에서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

"대인 이건 책을 읽는겁니까 사람을 읽는 겁니까?" 신혁은 손을 들어 그의 머리 사이를 부드럽게 문질렀는데 촉감이 닿자 웃었다.
"왜 이렇게 부드러운가요."
"사람을 보거라."
백구는 그가 마음대로 만지도록 두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개명이 밖으로 내보내면 되지."
"그러면 그는 매일 문밖에서 대인을 만나야 할 것 같네요."
신혁은 이 촉감이 각별히 좋다고 생각해서 용기를 내어 또 한 차례 문질러보고 생각했다.
"저도 알고 싶은데, 왜 지금 산에 왔나요?"
산에 오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드문 것은 요 며칠간 묵은 것이다.
"일이 많다. " 백구는 생각만 해도 미간을 찌푸린다. 신혁은 이 일 대부분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했는데
백구가 피해갈 만한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멀리서 단풍 드는 하늘을 보고 마음이 들떴다.
"가을이 왔어요." 가을이 와서 목초지가 누렇게 변했다. 풀이 누렇게 되었다. 그러면 몇 개월만 지나면 초원은 곡식을 추수할 때가 되었다. 올해는 또 대설이 내려서 추수한 양으로는 부족할 것 같았다. 소금은 일 떄문에 녹의산에 있다고 말했다. 녹의산은 경도 밖에 있다. 부근이 바로 장정长亭[각주:2] 관도官道[각주:3]의 역참이다. 경위가 여기로 와서 활동하게 하는 것은 경호 외에 다른 일을 하기에 어렵다. 이런 이유로 신혁이 추측하며 말했다.
"대원大苑에서 사람이 왔나요?"

아니나 다를까, 백구는 응, 하고 대답했다. 대원에서 사람이 왔다. 결코 간단하게 겨울을 나러 온 것이 아니라, 백구가 그를 다 데리고 나왔다는 것은, 사람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원이라고 하면 북양과의 깊은 원한을 빼놓을 수 없다. 홍흥 54년은 대원의 악몽이었다. 그 해 연왕이 먼저 경계를 제압하고 북양군은 대원의 경계까지 쳐들어갔다.
가장 치명적인 칼은 연왕의 맏아들 신정辛靖이 남긴 것이다. 신정이 기세를 몰아 대원 각부를 몰아내자 대원 32족은 북상해 빙하 연안으로 도망쳤다.이 전투는 당시 대원 칸왕汗王의 한 부대인 츠옌부乞颜部를 빠르게 쇠약하게 만들었고 하부거친哈布格钦氏에게 정권을 빼앗겼는데 오늘날 대원칸왕은 다름 아닌 하부거친이다. 만약 신정이 완택宛泽의 습격에서 죽지 않았다면, 오늘 대원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정辛靖)사후 평왕平王이 전쟁의 선봉에 섰다. 전쟁이 끝난 후 태자가 마역량馬易量을 제안하면서, 이 때부터 대원은 해마다 대원의 말과 대람의 양식을 주고 받으면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완택 이남으로 돌아갔고, 유람대국游骑大国이 되었다. 연왕은 맥이 끊겼고 벙어리 신혁의 이름은 꺼릴만한 것이 못된다. 경도 관파의 정쟁, 외번外藩에는 당왕唐王 한 사람만이 살아있다. 태자가 상주하는 책략은 전쟁을 원하지 않고, 황제는 늘그막에 노년을 보내기를 좋아한다.

대람大岚에는 이미 변방을 지키는 사자 호랑이狮虎가 없다. 대원에도 꿈틀거리는 이와 발톱이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소식이 전해졌을 때가 바로 신혁이 귀경하기 시작했을 때였는데, 대원의 사신이 가까워졌을 때 황제는 일부러 신혁을 홍려사鸿胪寺[각주:4] 에 들어가 접대하게 했다.

신혁에게 대원 사람을 맞이하러 보내면 굴욕을 면치 못해 비난이 쏟아질지도 모르니 황제는 자연스럽게 신혁을 좋은 의도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할 것이다. 다만 그 뜻이 백구의 손 아래서 멀어졌고 소금이 돌아가게 하고 나서 비로소 신혁은 지금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이번에 온 사람은 하부거친의 넷 째 아들, 차가타이察合台인데, 이 사람은 서열 1위는 아니지만 하부거친이 가장 좋아하는 아들이다. 그의 모계는 보르지근孛儿只斤 [각주:5] 씨이고, 외삼촌은 보르지근부의 수령이다."
백구의 손끝이 그의 손을 잡고 놀았다.

"보르지긴부는 북양군에게 죽을까 두려워한다. 신정은 대원 14개 부락의 수령양领头羊 [각주:6]을 죽였다. 보르지긴이 북쪽으로 도망갈 때, 츠옌부가 뒤에 처박혀서 끊어졌는데, 그 해 그들은 모두 네 큰형이 칼을 들고 말을 채찍질하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신혁은 그의 머리를 문지르던 손을 내려놓고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이번에는 우리 큰형의 막내동생을 찾아가서 결판을 보려고 기세가 등등했나봐요."
백구는 웃었다. "너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
신혁이 백구를 힐끗 보았는데, 백구는 그의 어깨에 턱을 문지르며 나른하게 말했다. "연왕과 신정의 여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고, 더구나 나는 요즘 새로운 재미를 얻었다."
"응?" 신혁이 물었다. "무슨 재미요?"
백구가 그의 귓전에 스치듯이 닿았다. "네가 정면에서 그들을 치는것을 보고 싶다."
축축한 열기가 귓바퀴를 타고 들어오자, 신혁의 얼굴이 갑자기 붉아졌다.


이들이 귀경했을 때 대원사절단은 이미 경도에 들어온 상태였다. 도외의 역참에 머물고 있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모두 요긴한 인물들이었다. 예컨데 4황자 차거타이, 자다란부札答兰部의 알슬렌, 차거타이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알슬렌도 보통 사람이 아니다. 자다란부는 대원 츠옌부 이후의 대부大部로, 본래 대원 칸왕 쟁탈에서 가장 유력한 부대였다.
하부거친이 상위上位할 때 이 사람이 바로 자다란의 수령이고, 하부거친의 신임이 두터운 대원의 바터얼巴特尔, 바로
'영웅'이며, 대원 각부에서 이름을 떨쳤고, 자다란의 '사자狮子', 대원의 '사자왕狮王'으로 불렸다. 이 사람은 연왕과 적어도 세번은 싸웠는데, 신정이 연왕의 뒤를 이어 풍격을 바꾸지 않았다면, 북양군은 대원심지에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신정이 죽은 후, 평왕이 총집결한 50만의 병마가 완택 뒷편 가남산迦南山을 넘지 못한 것은 그가 대람의 돌진을 철판같이 막이섰기 때문이다.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그가 남으로 철수하여 평왕을 저지할 때, 수중의 자다란부 기병 6만을 빼고는 17부에서 모인 4만의 패잔병만이 있을 뿐이었는데, 그래서 그는 10만여 명의 잡합부대杂合部队만으로 평왕의 50만명의 병사를 아무 소득없이 돌아가게 한 것이다.

대원에서 이 사람은 가남철익迦南铁翼이라고 불린다. 사자왕이 완택을 지키는 한 대람은 영원히 가남산을 넘지 못할 것이며, 이는 하늘에 철익을 드리운 것처럼 영원히 격파할 수 없다.

신혁은 높은 계단 위에 서 있다. 눈빛은 황제와 사람 한 무리를 넘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알슬렌이다. 오직 알슬렌만을 본다. 이것은 그의 아버지 일생의 숙적이자, 그의 큰형이 끝내 넘지 못한 산이다.


남자는 이미 마흔여섯이나 되었는데, 걸을 때 여전히 씩씩하고 활기차다. 그는 계단 위에 대람의 황제가 서 있어도 여전히 겉치레를 하지 않았다. 미목眉目이 깊고, 밝게 빛나는 황색이었는데, 이는 사자와 같다.

그는 거의 한 눈에 신혁의 몸을 응시했다. 마치 먹잇감을 찾아 헤매듯, 눈 밑에 희미하게 주시하는 농후한 전의를 품고 있었다. 신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사절을 맞이하는 인사치레가 시작되자, 자연히 더 이상 계단 위에 서 있을 수 없었다. 쌍방이 화합하고, 걸음을 옮겨 전연을 베풀었다. 태자는 자리에 없고, 진왕은 면벽중이라 황제의 아랫자리는 평정왕 백구가 앉을 수 밖에 없다. 맞은 편의 차거타이와 대등한 형태가 되었다. 알슬렌과 장태염은 좌우로 나누어 앉았으니, 일무일문,一武一文이 제격이다. 다만, 신혁의 이번 좌석은 재미가 있다.
장태염의 뒤를 이어 마주보 대원 사신들, 하안상, 소금 등 정품 관직이 있는 사람들은 한 명씩 자리를 옮겨야 했다.

술이 세 순배를 돌고, 예를 올리고, 드디어 군신들이 맞붙을 때가 되었다. 이번 대원이 온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공주를 원한다. 그것도 단도직입적이어서, 그들은 황제의 딸만을 원했다.

"양국의 결혼은 하늘의 즐거움普天乐事인데, 지금은 명항明恒공주만 혼인하지 않은 규수입니다. 성상이 사랑하는 딸일 뿐 아니라, 대람의 손에 있는 명주明珠입니다. 귀국이 청혼을 한다면, 예절대로 따라야합니다."
태상사경太常寺卿 유곡승刘曲胜이 말을 받았다. "이것은 대람의 규칙이니,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사신이 말했다. "대인은 몰라도, 명항공주를 청하기 위해 이 번을 기다렸습니다. 우리 4왕자는 천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온 것은 이 결심 때문이었습니다."
차거타이는 잔을 들고 수줍음을 드러내며 말했다. "저는 공주의 현명을 흠모한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바로 대람의 책에 나오는 말인데, '구하려 해도 이루지 못하고 이리저리 몸을 뒤척인다求而不得,辗转反侧' 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구혼에 대원의 보마를 데려왔을 뿐 아니라, 알슬렌 숙부를 초청해 예를 갖추고자 했습니다."

사자왕의 위명을 대람의 누가 모르겠는가, 이 이름을 듣고 좌중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술잔 아래로 어렴풋이 솟아올랐다. 대원의 뜻은 명확하다. 우리는 보마를 데려왔을 뿐 아니라, 사자도 데려왔다.
황제는 안색이 미미하게 좋지 않아, 입꼬리를 잡아당겼다. 그는 눈빛으로 산하를 순시하고 찾아봤지만 겁먹을만한 이름이 없었다. 다만, 신혁을 스칠 때는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빠르게 자리를 떴다.
신혁은 눈을 낮추고 귤 껍질을 벗기면서 직무에 적합한 벙어리가 되었을 뿐 아니라, 귀머거리 연기도 잘했다.

"사자왕."
소금이 갑자기 소리를 내서, 포도를 입에 쑤셔넣고 차거타이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그건 왕자의 실책입니다. 공주는 궁중에서 기르는 선녀여서 흉수를 본 적이 없습니다. 사자왕의 위명이 높아 나는 듣기도 두려운데, 하물며 공주는 오죽하겠습니까?"
알슬렌은 술을 따라 마셨고, 소리를 내서 웃으며 소금을 거들었다.

"젊은이가 시원시원하군요. 내가 여기 앉아 있어도 당신은 두려워하는것 같지 않은데, 명성이 얼마나 나쁜지, 진담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눈에 익은데 휘양후는 어떤 사람입니까?"
소금은 얼굴을 비비더니, 탄식하며 말했다. "과연 제 아버지와 닮았습니까?"
연회석마다 웃음이 터져나와, 이 웃음에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신혁은 귤 꽃잎 입구를 막으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 경도는 정말 바보같은 사람이 없다. 소금같은 사람도, 이런 자리에 처하면 어수룩해지는 것이 딱 좋다.


"휘양후의 총명한 아들."

알슬렌은 손을 들어 술을 마셨고, 권하는 말도 꺼내지 않았다.
"나는 오랫동안 공주를 사모했지만, 공주도 소리만 듣고 사람을 얻는 사람이 아닐것입니다."
차거타이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황제 폐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길이 먼 것을 알고 있으니, 공주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황제가 장태염에게 물었다. "태사의 뜻은 어떤가?"
장태염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차를 마시며, 인자하게 말했다. "노신은 나이가 많으니, 진부한 말을 조금 꺼내겠습니다. 명항공주는 황후의 직계 유녀이고, 태자의 친동생이며, 장차 대람의 장공주 전하입니다. 신분 존위가 결코 금옥이 아닌 속물의 베필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 부마는 자연히 남다른 금상첨화여야 좋습니다. 그런데 사왕자는 아득하게 멉니다万里迢迢. 설마 보마와 같은 속물로 대람의 장공주를 모시려는 것은 아니시지요? "

신혁은 손에 쥔 귤을 조금씩 다 먹어치우고 알슬렌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 "세상에 무엇이 그리 대단하든지 차치하고, 귀국 장대인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사왕자는 천리 길도 마다하지 않아서 수레와 말도 지치게 했고, 공주에 대한 사랑이 가남산 위의 매까지 눈물을 흘리게 했습니다. 이것은 드문 일로, 재물과 속물로는 따질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이 모자라면." 그는 술잔을 누르고 땅에 던지며 소리쳤다. "그럼 북왕연왕이 나와 이야기 합시다."

이 말이 나오자, 사방에서 몰려오는 눈빛에 갑자기 신혁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전 안이 정적에 휩싸이고, 신혁이 눈을 치켜뜨고 알슬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는 일어나기도 전에, 술 소리를 들었고, 백구가 느릿느릿하게 말했다.


"제가 사자왕과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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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두에 찾아보니 차거타이의 이름은 칭기즈칸의 둘째 아들 차가타이에게서 따온 듯 해요.
보르지긴孛儿只斤도 칭기즈칸 일족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츠옌부乞颜部
札答兰部 자다란부
阿尔斯楞 알슬렌(āěrsīléng)
병음으로 표기하는게 좀 더 낫겠다 싶어서 이대로 씁니다.

  1. 奓毛 1.노하다 2. 화를 내다 3. 성질을 내다 [본문으로]
  2. 长亭옛날의 여행자 휴게소. 길가의 역사(驛舍). [본문으로]
  3. 국도. [관청에서 축조한 큰 길] [본문으로]
  4. 홍려사. 청대(淸代)의 관청 이름, 궁중의 의식이나 제사에 참석하여 하례하는 일, 왕이 신하에게 연회를 베푸는 일, 또는 신하의 알현에 관한 사무를 담당했음 [본문으로]
  5. 보어 지진( 키릴 몽골어 : Боржигин), 징기즈칸 일족의 이름 [본문으로]
  6. 양떼에서 서열이 가장 높은 양. 리더. 인솔자. 선도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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