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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휴지신

자휴지신 14장 안기 案起

by 란차 2021. 10. 20.


*案起 책상에 올려놓다

반달후, 대리사에서는 밀서를 황제에게 보냈는데, 중서성 참지정사中书省 参知政事 하안상이 직접 보냈다. 황제와 하안상은 오랫동안 밀담을 나누었는데 서재에서 펜을 떨어뜨리는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대리사경大理寺卿 좌개지는 진왕세자 신문을 고발하고 진왕이 관리 교육을 소홀히하고 묵과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워 달라고 청했다.


황제가 말하지 않자, 청평 요원의 포정사사青平辽原 布政使司사정생은 급히 뒤따라와 관직이 없는데도 매관헌작을 행한 것은 부당하며, 관녀가 아닌 여자를 기녀로 몰래 유괴한 것은 이미 죄가 인정된다고 하였다.

황제는 격노하여 대리사에 명하여 즉시 세자신문을 잡아들이고, 진왕에게 반년 동안 녹봉을 책무를 지워 폐부하고 잘못을 생각하도록 하였다.

신문이 수감되었는데 이 사건은 좌개지가 주심主审하고, 하안상, 사정생, 좌도어사 부명학左都御史副明學, 경위지휘사京卫指挥使 태숙발太叔渤, 대리사우소경大理寺右少敬 후용성後容成 등 6인이 감찰하게 되었다.

"밤 사이 태자의 사람 둘이 끼어든 걸 보면, 태자는 진왕을 지키기로 마음먹은 모양입니다."
사정생은 윗 층에서 태숙발과 부명학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원에서 말을 걸었다.
"태숙발은 처리하기 난처할 겁니다."
"오히려 가장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하안상은 그의 곁에서 함께 보면서 말했다.
"태숙발은 경위지휘사이고 공위경사攻衛京師에서 궁금을 지키는데, 태자에게 완전히 기운 사람이라면 성상이 제일 먼저 뺐을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부명학입니다."

"좌도어사左都御史?"
사정생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당신은 감사원 주본에 걸릴 사람같지 않은지 두고 보세요." [각주:1]
하안상은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당당하지만, 당신은 아닙니다."
"내가 경도에 봉직하고 있었다면 몰라도, 지금은 청평 외방이고 뭘 참견할 수 있겠습니까?"
사정생은 억울하게 말했다.
"하물며 공적인 법 집행은 이제껏 조강朝纲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경도에서 한 일이 적지 않습니다.
하안상은 몸을 돌려 재판장으로 돌아가기 전에 말했다.
"주의해서 금의위를 깨끗하게 정돈하십시오."
"명대로 하지요."

사정생은 좀 웃었는데, 태숙발을 바라보는 것이 토끼를 잡는 매와 같았다. 하안상은 태숙발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사정생은 안됐다. 부명학보다 태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태숙발이다. 태숙발은 수중에 경위지휘사 3만이 있는데 이것이 태자가 오늘날 방번지의 당왕唐王과 대치할 수 있는 유일한 병마이기도 하다. 이 3만 명은 싸우자면 많은 편이 아니지만, 만약 경도를 점령하러 온다면, 여유는 충분하다. 진왕이 경도에서 그의 한쪽 눈이었다면 태숙발은 그의 문지기 악견이다. 지금은 태자를 잡을 수 없지만 한 손에 두 사람이 끊어지자, 사정생은 매우 기뻐했다.

이 사건은 조사 며칠이 지나도록 진전이 없었다. 태숙발이 경도에서 신문에게 보내진 관녀를 조사하라고 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숫자를 맞추지 못해 황제는 다급해했고, 황제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태숙발은 더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그는 분명히 장소를 제대로 찾았지만, 먼저 보낸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누군가 벌써 흔적을 깨끗이 정리했으니, 반드시 이 고통을 삼켜야 했다.

이때 백구가 궁에 들어가 황제와 함께 바둑을 두었는데, 황제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황제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네가 보기에 태숙발은 어떠냐?"

백구는 바둑알을 쥐고 국면에 몰두하고 있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말했다.
"태숙 대인은 엄정하고 공정하십니다."
말을 마치고 고개를 들고 황제에게 웃으며 말했다.
"엄숙하게 보고, 그 뜻을 받들어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명을 받들어 [각주:2] 일을 처리하겠습니다."
황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 말을 한 번 읽었다. 백구는 천천히 바둑알을 눌렀다.
"태숙 대인이 궁궐을 지키는 데 사고가 생긴 적이 없습니다."
"너는 어찌 사고가 나지 않았는지 아느냐?"
황제가 한 걸음 따라가며 말했다.
"단양궁연이 바로 갈림길이다. 그가 조금만 더 주의깊게 봤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게야."
"이건 불가피했습니다."
백구가 말했다.
"태숙 대인은 수십 년 동안 경호지휘사로 일하셨고, 태자 전하와 친왕들은 모두 그의 윗 사람으로, 폐하의 군신과 쌓인 정이 오래되었습니다. 이렇게 한 두번 긴요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도, 폐하께서 고생한 것으로 치십시오."

"마음씨도 좋구나. [각주:3] "
황제는 웃으며 그를 점찍었다.

"그와는 사심도 없고,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얘기하고 있다. 짐은 그가 수십 년 동안 경군을 지켜 왔으니 쉬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어르신은 천수를 누리는 게 제격이다. "
백구는 웃으며 이 말을 받지 않았다. 황제는 혼자 반쯤 생각한 후에, 조용히 말했다.

"여태까지 태자와 가깝게 지내온터라 태자가 돌아오면 또 한번 이별의 슬픔이 생길까 걱정이구나. 태자는 태후의 예불을 행하는 고생하였으니 이 생의 고통을 받지 말아야 한다."
"폐화와 이야기만 하게 됩니다."
백구는 갑자기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신이 졌습니다."

황제는 하하 웃었다.
"이 더러운 바둑돌 같은 놈아, 여태껏 이긴적이 없구나."
"예."
백구는 차를 들어 약간 불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따뜻하게 말했다.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태숙발의 해임은 사람을 거의 당황하게 할 정도로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수십 년간 경호지휘사에서 일해오다 전격 해임된 그의 처신은 반응이 좋지 않았다. 황제가 강경하게 해임시킨것이 아니라 사정생이 태숙발의 연세가 많아 사건조사에 힘이 없다고 상소를 올린것이었다. 황제가 편법을 쓴 것이다. 태숙발은 나이가 많고 사건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니 어떻게 다시 경도를 수비할 수 있겠는가? 태숙발은 설명하지 못하였으나 황제는 긴박하지 않고 몇 마디 나무라기만 하였다.
태숙발은 귀가 한 지 하룻밤 만에 뜻밖에도 스스로 청하여 사직하였다.

쓸모없는 한 수 [각주:4]는 무용지물이니 스스로 버리고 후자를 위해 빈자리를 내주는 것이 낫다.



백구는 신혁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긴장하지 말아라."
신혁은 그에게 글씨를 익히고 있었는데, 평소처럼 얼굴이 빨개져서 작은 소리로 말했다.
"대인이 너무 꽉 쥐셨습니다."
백구는 소리로 응하면서도 손의 힘을 빼지 않았다. 신혁의 글씨는 여전히 팽팽하게 쓰여 있어서, 그는 하는 수 없이 말했다.
"경, 경연, 너무 꽉 쥐고 있어요."
백구는 그제야 비로소 옆얼굴을 들었다.

"글자를 익하는데 힘이 있어야지."
그는 손가락 사이를 모으고 말했다.
"단정하게 글자를 익혀야지. "
신혁은 입술을 오므리면서 말했다.
"저는 아주 단정해요."
"나는 내 얘기를 하고 있다."
백구가 나지막이 웃으면서, 그의 손을 잡고 종이 위에 신弈자를 썼는데, 아직 쓰기도 전에 곡노가 문밖에서 누군가 찾아왔다고 전했다. 백구는 응 하고 소리만 내고는 떠나지 않았다. 백구는 느릿느릿 글씨를 쓰면서 말했다.

"보고 싶지 않다."
종이 위에 금禁자를 쓰고는 말했다.
"이 글자를 대문에 붙여야 한다."
말을 하고는 머리를 숙이고, 또 말했다.
"그래도...좋구나. 이 글자는 네가 잘 썼으니 문에 붙여라."
신혁은 그가 정말 이렇게 하려는 것 같아 자신도 모르게 급히 이 장을 치우고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실마리를 주는 것이 좋겠어요."
이 경호지휘사의 자리는 비로소 비워졌고, 마음을 쓰는 사람이 많아져서 요 며칠 동안은 사람이 줄곧 찾아왔지만, 백구는 한 사람도 만나지 않았다.

두 사람이 서로 손을 붙잡고 쓴 글을 붙이면, 신혁의 얼굴이 뜨거워지고 마음이 켕기는 기분이 들었다.

"태자는 아직 이 자리를 원하는데, 대인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려고 하십니까?"
"불필요하다."
백구는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듯, 손으로 실제로 살아 있는 것 같은 惟妙惟肖 토끼를 그려내며 말했다.
"신혁."
"응?"
신혁은 그는 아직도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가 불렀을 때 대답을 얻을 수 없었다.

참지 못하고 그를 곁눈질했고, 신혁이 아무리 가볍게 숨을 쉬어도 그의 뺨에 쏟아질 것 같았다. 정신이 멍해졌고 사사로운 마음을 미처 피하지 못한 채 오래도록 사심이 깊어졌다.

백구는 그의 손을 잡고 붓을 조금 찍으며 말했다
"신혁 한 마리."
신혁의 눈길이 그림으로 돌아왔다. 무를 메고 나무 등걸에 부딪힐 듯 말 듯 한 토끼의 모습이 그림에 비춰졌다. 그제야 그 사람이 바로 토끼 신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곧 이어 필봉을 돌려 토끼 뒤에 피골이 상접해 보이는 흉악한 개가 뒤쫓는 것을 그려놓았다. 토끼가 달려들어 그루터기에 부딪히려고 하자 그는 미끄러지듯 그루터기 앞에서 졸고 있는 표범을 그렸다.이렇게 되면이 토끼는 진퇴유곡进退维谷에 빠지게 된다.


신혁은 웃으며 말했다. "보기에는 신혁같지 않네요."
백구는 아직도 그린다. 토끼를 보려면 표범을 쳐야 한다. 사나운 개가 토끼를 쫓아가야 하자 옆에서 뱀 한 마리가 튀어나와 그 토끼를 자기 접시에 둘렀다. 사나운 개가 느닷없이 표범과 부딪혀 서로 물어뜯었다. 뱀이 토끼를 얻었고, 견과 표범이 둘 다 죽었을 때.

백구는 붓을 아무렇게나 버렸다.
신혁이 물었다. "안 그리십니까?"
백구가 반문했다. "뱀이 무서우냐?"
신혁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백구는 웃으며 그를 풀어주고 한 발짝 물러서며 말했다.
"이리 돌아봐라."

신혁은 뒤돌아섰는데, 백구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와 몸을 붙여올 줄이야.
신혁은 얼굴이 빨개져서 뒤로 물러났는데 책상 가장자리를 짚은 손을 이미 책상 위는 기댈 곳이 없었다. 그러나 백구는 이번에는 그를 가만두지 않고, 사람을 끌어안고, 긴 다리를 그의 두 다리 사이로 집어넣어 지척까지 접근하여, 다시 물었다.
"뱀이 무서우냐?"
신혁은 가슴이 뛰어서 주먹을 쥐고 코끝에 대고는, 빨갛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막으려 했다. 백구는 손가락을 그의 뺨에 대고 물었다.
"대답하거라."
신혁은 눈을 약간 내리깔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백구는 그의 주먹쥔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놓고, 몸을 한 번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뒤통수를 눌러, 사람을 단단하고 견고하게 자신의 범위 안에 가두어 놓고, 입을 맞췄다.

신혁은 책상 위에 깔렸고, 혀끝의 감촉에 놀랐다. 신혁은 어깨 위로 손가락을 오므렸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을 느꼈다. 백구의 입술이 그를 떠날 때 신혁은 이미 숨을 헐떡이고 있었고, 백구는 이마를 그의 이마를 대고 조용히 말을 하지 않았다.

신혁의 호흡은 점차 가라 앉았다. 백구의 입맞춤에 입술이 찢어진 것 같았는데 백구가 다시 핥았다. 신혁은 갑자기 머리를 쳐들고 큰 소리로 말했다.

"잠시만요.且住。"

그는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서 난처한 표정을 지었고, 눈빛이 거의 눈물이 넘칠 것 같았고 목소리까지 떨렸다.
백구가 가까이 다가가자, 자연히 어딘가에 선명한 변화를 느꼈지만,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작은 아이야."

신혁은 비로소 이 사람이 정말 매우 악질이라고 느꼈는데, 그래도 매우 난처하게 해야 좋을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뽑아 자신의 눈을 가리며 중얼거렸다.

"꿈을 꾼 줄 알았어요. 제가 수치와 분노를 막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세요."

백구는 잠시 숨을 돌리더니 날카롭게 반문했다.
"꿈에서 무엇을 보았느냐?"

신혁은 이번엔 그냥 팔로 얼굴을 가리고 말했다.
"대인, 신혁은 여기에 없어요."

"그러냐."
백구는 손을 내밀어 신혁의 허리를 잡고 신혁이 난처함을 스스로 걱정하게 하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신혁을 찾지 못하면, 할 수 없이 그것으로 취미를 찾을 수 밖에 없다."
신혁은 매우 난처하여, 손을 들어 백구의 가슴을 떠밀고 몸을 움츠렸다.

"저, 저, 저는 신혁이예요."
긴장한 나머지 말을 더듬자 백구는 그를 몸을 떠는 토끼처럼 바라보았다. 신혁은 백구가 이렇게 쳐다보는 것을 견디지 못해 부끄러움으로 목덜미를 물들였고, 귀는 피를 흘리는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백구는 손 끝으로 그의 귀 끝을 매만졌다.

"담이 작구나."

신혁이 말을 마치자, 백구가 또 자신의 입술로 시선을 돌리는 것을 보았고 신혁은 참지 못하고 곧 자신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

"상, 상처가 났어요."
"미안하다."

사과라기 보다는 태연하게 점을 찍는듯, 백구의 손가락이 그의 귀끝을 가볍게 매만져서 매우 뜨거워졌다. 뱀은 기운을 빼앗은 후에야 비로소 온 몸이 움츠러든 토끼를 만족스럽게 풀어 주었다. 당황한 토끼는 당근을 들고 휘청거리며 걸어나가서야 자기가 이미 뱀의 냄새에 물들었음을 알았다.

태숙발이 노령으로 사직하고 경호 지휘관이 공석이 되었는데, 자리을 대신할 후임자가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결코 혼자일 수 없으며, 어느 쪽 세력인지 의미하기도 한다.
사정생이 태숙발을 숨김 없이 직위에서 쫓아낸 것도 필연적이라고 기록될 것이다.

다음날 큰 비가 내렸는데, 하안상의 마차가 대리사로 가던 도중 갑자기 바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길 어귀의 돌사자 앞에 곧바로 부딪혔고, 차체 전체가 빗속으로 넘어지면서 측면은 산산조각이 났다. 사정생이 의료관医馆
도착했을 때 그는 오른쪽 어깨부터 반신에 피가 낭자한 상태로 싸매고 있었다. 어깨와 팔이 가장 심하게 다쳤고, 하얀 피부가 나무 부스러기에 찔려 눈에 거슬렸고, 안색도 눈처럼 하얗게 보였다.

"바퀴를 수리하지 않으면, 비가 많이 왔을 때 미끄러워 사고가 나기 쉽습니다."

하안상은 왼손으로 점판을 찍으면서 사정생에게 말했다.

"별 지장 없습니다."

사정생은 앉지도 않고 그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사람을 주시했다. 하안상은 오늘 사정생이 사정생같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신도 자신같지 않았다. 이 짧은 몇 순간, 사정생의 눈길에서 무엇을 읽었는지, 마음 속도 분노하지 않았다. 그는 사정생의 어깨가 젖어 있는 것을 보았다.

"가서 좀 닦으십시오. 물에 젖어 있으시니 저도 춥습니다."
사정생은 웃으며 일어나 의료관 의사大夫에게 수건을 달라고 하더니, 당에 서서 아무렇게나 닦았다. 의사大夫는 그에게 내당에 가서 옷을 갈아입으라고 청했지만, 그는 가지 않고 사람들을 비웃더니, 다시 평소와 같은 사정생으로 돌아갔다.

하안상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긴장을 풀었는데 또 멍해졌다. 왜 안도의 숨을 내쉬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의사 大夫가 약을 발라 주자 사정생은 어디서 찾았는지 외투大氅를 찾아 하안상에게 씌워주었다. 하안상은 밖에 여전히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다리에도 상처가 있어 정생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하였으나, 뜻밖에 사정생은 의사에게 처방과 약을 받고는 몸을 돌려 그를 안아 밖으로 나갔다.

하안상이 미간을 찌푸렸다.
"백주대낮입니다."[footnote] 光天化日 대낮. 백주(白晝). 백일(白日). 용례: 光天化日之下怎么能做这么没良心的事啊! 백주대낮에 어떻게 이런 비양심적인 일을 할 수 있을까! [/ footnote]
사정생은 팔뚝을 꽉 잡으며 말했다.
"댁까지 데려다드리겠습니다."

밖에 본 적이 없는 마차가 세워져 있었다. 사정생이 그를 안고 나오자 마부는 말없이 발을 열었고 사정생이 들어왔다. 하안상은 잠에 취한 모습이었는데 안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서 두 사람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하가 부문 앞에 도착하여 소식을 전했을 뿐, 잠깐도 안되서 하안상의 일가족이 모두 마중 나왔다. 사정생은 사람을 끌어안아 차에서 내려 주고, 하가 노대인께 웃으며 인사하고는 작별을 고했다.

사정생은 몸을 돌려 차에 올라 발을 치고나서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





  1. 你瞧着不像是会被督察院奏本的人。 [본문으로]
  2. 奉旨임금의 명(命)을 받들다. 취지를 받들다. [본문으로]
  3. 倒好 우우. 잘한다 잘해. [관객이 배우나 운동선수 등의 실수나 잘못을 보고 야유하여 외치는 말] 비꼬는 겁니다. [본문으로]
  4. 바둑에서 쓸모없는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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